[비건라이프 스타일] Greenbliss 유신우 대표



글쓴이 : 신현정 Sustainable Content Creator

"자연이 주는 행복을 동물과 함께 누릴 수 있게 지원합니다.”

올해 여름부터 동물권 및 동물 복지에 대한 리서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지나가는 반려동물에게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았던 나로서는 농장동물, 실험동물, 전시동물에 대한 우리나라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 자체가 큰 도전이였고, 마치 어두운 신세계가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동물은 하나의 ‘생명’이 아닌 ‘소유물’이다. 벨루가는 아쿠아리움에서 사람이 올라타 사진을 찍히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 아니다. 무엇보다 식용 동물의 사육 환경이 우리의 식생활과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너무 뻔하지만 애써 외면했었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됐다.


수개월째 모두가 처음 겪는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기후 위기, 감염성 질병과 같은 환경의 역습이 사람이 만들어낸 인재()라고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인간과 동물 관계에 대한 재정립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다행히 이런 문제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있다. 자연과 동물의 공존을 돕는 패션 브랜드 Greenbliss 유신우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향유고래 티셔츠 (사진 : Greenbliss 제공 )

자연주의 브랜드 Greenbliss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자연과 동물에 집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11년 말 돼지구제역이 크게 발생했었어요. 관련 뉴스를 보는데 생매장되는 돼지 한 마리가 구덩이를 거슬러 올라오니 그 돼지를 포크레인 주걱이 쳐내서 다시 구덩이에 빠트렸습니다. 약 10초 짜리 영상이었는데 갑자기 슬픈 감정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내 입으로 들어오는거나 살처분되는거나 죽는 건 다 똑같은데 난 거기서 왜 슬픈 감정이 느껴졌는지 스스로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동물과 자연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관련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양말의 필요성이 느껴졌고, 일반적인 면화는 농약과 살충제가 많이 사용된다는 걸 알게 돼 그럼 대체 방법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면화도 먹거리처럼 유기농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Greenbliss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Greenbliss는 ‘자연이 주는 무한한 행복감’을 뜻하는 데요. 예쁘고 편안한 제품을 식물성 오가닉 코튼으로 환경에 해를 최소화해 만들고, 자연과 동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브랜드입니다.


Greenbliss에는 제품 디자인에 동물과 식물이 주로 등장하는데요. 디자인 작업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동물과 환경에 대한 다큐, 관련 뉴스에 대해 스터디를 하고 디자인 과정에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2년 전쯤 국립과학관 이정모 관장님의 칼럼을 통해 고래가 탄소를 흡수하고, 바다 생태계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동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 고래와 관련된 다큐멘터리와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일러스트레이터 두 분께 관련 자료를 전달드리고 제품에 적용할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Greenbliss는 단순히 제품 판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실제 관련 동물 지원에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올해 ‘기후 위기를 늦추는 고래이야기를 담은 티셔츠’를 출시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3,900만원 어치가 판매돼 판매가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와 환경운동연합에 각각 전달해 고래 보호 활동과 해양포유류보호법, 어구관리법 제정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양말 (사진 제공 : Greenbliss)

Greenbliss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어떤 주제를 떠올리게 되면, 해당 주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일러스트를 찾아봅니다.

예를 들면, 5년 전쯤 제주 디자인 양말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해 제주도에 계시는 그림작가님 정보를 찾아보다가 최예지 작가님이 저희와 가장 잘 맞겠다고 생각돼 그 분 책도 읽어보고 연락드려 허락받고 협업하게 되었습니다.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타브랜드가 있으신가요?

러쉬와 파타고니아를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두 브랜드를 통해 가장 많은 배움을 받고 있거든요.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환경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인 부분도 있어서 두 브랜드 역시 비판 지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하고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SPA 패션 업체들이 ‘싼 가격에, 쉽게 사서 입다가 버리고 또 산다’는 소비 문화를 주도해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데요. 이와 달리 파타고니아 아웃도어 브랜드는 수선해서 계속 입으라고 ‘Worn Wear Progr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Greenbliss가 소비자들에게 특별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싼 가격에 쉽게 사서 입다가 버리고 또 산다’는 말씀처럼 그렇게 만들어지려면 환경, 노동문제가 크게 발생합니다. 빨리 싸게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퀄리티가 떨어질 확률이 상당히 높겠죠. 그럼 소비자는 오래 못입고, 여러 벌을 사게 됩니다. 5만원짜리 티셔츠를 매년 한 벌씩 사서 입는 것과 1만원 짜리 티셔츠를 매년 5벌씩 사서 입는 다면 금액은 같지만 에너지 절약, 환경에 있어서는 전자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Greenbliss가 “예쁘고 편안하게 오래 입으세요.”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Greenbliss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어떤 분들인가요? 기억에 남는 소비자가 있다면?

Greenbliss가 나름 브랜드 철학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동물과 환경에 관심있는 분들의 구매율이 높은 편 입니다. 환경 문제에 관심 없었는데, Greenbliss를 통해 관심갖게 되었다는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어떤 분께서 Greenbliss SNS에서 올린 피드를 보고 고기 문제를 알게 되어 채식을 실천하려고 노력 중인데 가공식품에 소고기 첨가물이 많아서 쉽지 않다는 댓글을 남겨 주셨습니다. Greenbliss를 통해 동물과 환경에 대해 알아가고 일상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신다는 고객의 말씀에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Greenbliss 브랜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거나 극복하셨나요?

Greenbliss는 2012년 준비기간을 거쳐 2013년 가을에 첫 제품들이 출시됐는데, 2017년까지는 매년 적자로 더 이상 해약할 적금이나 보험도 없고, 집을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운 좋게 버텨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에 처음 시작할 때 6개월만 5천 만원으로 해보고 안 되면 접자고 다짐했었거든요. 비록 5천 만원은 6개월도 채 안돼 소진됐지만, 6년동안 현명하게 잘 버텨보자고 목표를 변경했고, 그 목표 아래 잘 버텼기에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반달가슴곰 양말 (사진 제공 : Greenbliss)

이 길을 걸어오는 과정에서 고마운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한 분을 꼽자면?

3년 전쯤 어떤 분께서 “생리대도 GMO 목화인데, 양말이 유기농!”이라는 댓글을 SNS에 남겨주신 것을 보고 ‘마스크를 만들어볼까?’ 생각했습니다. 현재처럼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미세먼지를 막자고 석유로 만든 합성섬유의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호흡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납득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기농 면마스크를 사용하는 게 더 나을거라 생각했었습니다.


당시 일반 면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언론보도가 많았는데, 무언가를 얼굴에 썼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 인정할 수 없어 그린블리스 유기농 면 마스크를 KF80테스트 했더니 40% 정도 차단효과가 있는 것으로 결과를 받았습니다. (요즘처럼 감염병이 대유행일 때는 피부 트러블이나 호흡기보다도 감염 차단이 우선일 테니 사람 많은 곳에서는 합성섬유 일회용 마스크를 써야겠지요.)


마스크를 출시하고, 생리대 GMO 목화 댓글을 남겨주셨던 그 분께 감사의 의미로 마스크 몇 장을 보내드렸었습니다. 올해 초 일회용 마스크도 구하지 못해 마스크 대란이 있었을 때, 저희 면마스크 판매율이 수직 상승했습니다. 면마스크 덕분에 그나마 올해 사업을 버틸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스크 매출이 없었다면 Greenbliss는 올해 아주 힘든 한 해가 됐을 것 같아요.

사람이 자연과 동물을 함부로 다뤄 발생한 코비드19라는 심각한 감염병 상황이 벌어지기 전, Greenbliss는 한 발 앞서 면 마스크를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영감을 주신 그 고객 분께 특별히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함께 일하는 직원은 어떤 분들인가요?

저희는 소수정예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품 검수, 포장 등은 외주를 주고 있고요. 환경 문제와 동물 문제에 관심이 별로 없던 직원이 Greenbliss에서 일하고 난 후 그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져서 보람을 느낍니다. Greenbliss를 좋아한다, Greenbliss에서 일하고 싶다고 연락주시는 분들이 가끔 계신데, 아직은 규모를 키우거나 무리를 하고 싶지는 않아 현재는 추가 채용 계획이 없습니다.


채식을 한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채식을 일상화 할 수 있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 말씀드렸던 2011년 구제역 뉴스 영상을 10초 보고난 후 ‘페스코 베지테리언’(육류는 먹지 않지만 생선·달걀· 우유는 먹는 채식주의자)가 됐습니다. 단계를 조금씩 올리고 있지만 아직 비건은 아닙니다. 식당에서는 고기 들어간 메뉴만 있다면 김치찌개에 고기를 빼달라고 요청하지만 조미료까지 빼달라고 말은 못하겠어요.


실제로 지인들과 식사를 할 때 식당을 선택하는 것, 그나마 먹을 수 있겠다 고른 식당에서 메뉴를 선택을 하는 것도 솔직히 쉽지는 않습니다. 집에서는 완전 채식을 하더라도 사회 생활을 할 때는 ‘융통성 있게 탄력적으로’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채식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eat Free Monday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다큐멘터리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게임 체인저스>를 추천합니다. 일단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채식이 건강에 더 도움된다는 부분이 먼저 강조되야 사람들이 채식을 더 쉽게 받아들이고, 점차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신우 대표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요?

의료는 점점 발전해 지금 아이들은 앞으로 100세 이상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금처럼 생태계가 파괴되고 감염병이 유행하며 기후 재난이 일어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과연 2100년이 올 수 있을까? 의료 기술만 발달한다고 인간은 장생 할 수 있을까?


저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실제 우리 현실은 과학자들이 예상하는 것 보다 훨씬 빠르게 기후 재난이 닥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언젠가 멸종하겠지만, Greenbliss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와 동물 문제에 대해 알게되고 최악의 상황을 늦추기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다가 당분간 나의 마지막 해외 여행으로 기억될 뉴질랜드 마운트쿡에서 보았던, 저절로 겸손해질 수 밖에 없었던 숨막히게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이 떠올랐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청정 파라다이스 속에서 행복했던 그 찰나. 살아있는 짧은 순간이라도 동물들이 우리처럼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미안한 감정마저 들었다. 우리가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었으니까. 인간과 동물이 지속가능한 자연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공존하는 세상. 아마도 그런 세상이 Greenbliss가 바라는 세상이며 넥스트 노멀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가 다시금 새롭게 그려야할 빅 픽처 (Big Picture)이지 않을까.



Greenbliss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http://greenbli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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